둘은 10여년, 셋은 2년반 만에 만나
퇴직사우 넷이 한자리에서 만났다. 같은 회사에서 20~30여년을 함께 보낸 동료들이다. 이들 중 셋은 같은 局에서 근무했었다. 다른 局에서 근무한 한 동료도 10여년 전부터 친하게 알고 지내오는 사이다. 다만 그는 현역 시절엔 몰랐다가 퇴직 후 사우회에서 만나 서로 정을 다진 사이다.
이들 넷의 나이 또한 줄 긋기에 따라 세 살, 두 살, 한 살씩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동년배들이다. 결국 같은 시기에 산전수전 다 겪으며 거친 세파 헤쳐 온 벗들이다. 이처럼 가로 세로 얽혀 가까왔던 이들이 세월의 흐름과 코로나19의 대유행 등에 밀려 자주 만나지 못 하며 지냈다.
그러던 중 9월2일 점심때 서울 동대문구 마장동의 맛집에서 아구찜을 매개로 마주 앉은 것. 넷 중 둘은 무려 10여년 만에 만났고 셋은 두 달~2년반 만에 만났다. 오가는 막걸리 잔에 정이 실렸고 시원하게 넘어가는 막걸리처럼 정답고 즐거웠던 추억담들이 끝없이 흘러 나왔다.
식사 후 넷은 근처를 흐르는 청계천 물을 따라 한 시간 여를 함께 걸었다. 그리고 이들 초로의 할배들은 2호선 지하철역에서 동서남북으로 헤어졌다. 청계천 하류 매화매실거리 일대의 억새들이 하얗게 필 때쯤 다시 만나기를 약속 하면서!
비록 오랜 시간을 못 만난 후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어제 헤어졌다 또 만난 느낌들이었다. 이래서 진한 우정은 세월의 벽을 허문다고 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