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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들의 멋진 어울림이 보고싶다

단상

by 솔 뫼 2022. 7. 21.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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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양각색이지만 꽃들은 아름다워



세상은 온갖 종류의 다른 것들이 한데 섞여 이루어져 있습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세상이든 동물이나 식물의 생태계이든 마찬가지 입니다. 그렇게 서로 다른 것들이 한 데 어우러져 있지만 그 다름들이 서로 조화를 이룬다면 아름답습니다.


우리들 주변의 산이나 강, 나무들과 풀들, 수시로 피고 지는 꽃들을 살펴봅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철따라 색깔과 모양을 달리하지만 그들 모두가 아름답습니다.
다르다고 서로 다투거나 배척하지 않고 시기하거나 비난도 하지 않습니다.


초복이 지난 요즘엔 각종 여름꽃들이 차레차례 피어나 우리를 즐겁게 해줍니다.
불붙듯 붉게 피어나는 참나리나 원추리꽃도 예쁘고 단색의 무궁화꽃도 아름답습니다.
예쁘게 핀 새빨간 배롱나무꽃이 있는가 하면 조금 떨어진 곳에선 하얀 배롱나무꽃도 다소곳이 피어 소박한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길가에 무리지어 피어난 연두색 감도는 수국들은 서로 엉겨 달덩이 같은 웃음을 보내고 있습니다. 같은 종류의 꽃이라도 색깔이 여럿인 경우도 많지요. 그 꽃들은 서로 다른 색깔로 함께 피어나지만 그들 또한 한없이 아름답습니다. 따로 따로 피어있든 한데 어우러져 있든 주위 상황을 탓하지 않고 멋진 어울림을 이루어 자랑합니다.


땅위에서만 그런 아름다움이 펼쳐지는 건 아닙니다. 계속되는 장마로 잔뜩 흐린 하늘도 장엄한 아름다움을 수시로 보여줘 우리를 황홀하게 합니다. 잠깐 비 그치고 언뜻 언뜻 터진 구름 사이로 쏟아져 내리는 밝은 햇살이 아름답습니다. 저녁무렵 구름 너머의 햇살이 구름과 어우러져 연출하는 서쪽 하늘의 붉은 낙조는 장엄하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전혀 그렇지 못 한 곳도 있습니다. 그 곳에선 소속이 다른 무리들이 모이기만 하면 시끄럽게 다투고 쫓아내고 심한 싸움들이 벌어집니다. 겉으로 보기엔 모든 게 번듯하고 품위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외부에서 조그마한 문제만 개입되면 거기에선 온갖 꼴불견들이 분출합니다. 이유는 딱 하나. <나 또는 우리>와 다르다는 것뿐입니다. 내편이 아니기에 이유를 불문코 따지고, 반대하고, 뒤집어 엎고, 싸우고 억누르려 합니다.


그 곳은 '국민의 대표, 선택받은 지도자'라고 으스대거나 잘 나고 힘있다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입니다. 만나기만 하면 다투고 내편 생각과 조금만 달라도 수용할 줄 모르고 자기들만 옳다고 우겨댑니다. 사람사는 세상인데 그런 곳이 어디 있느나고 묻고 싶습니까? 먼 나라나 문화수준이 낮고 가난한 다른 나라의 이야기라고 믿고 싶겠지요?


참으로 안타깝지만 그런 볼썽사나운 일들은 바로 우리나라 정치판에서 항상 벌어지고 있습니다. <서로 다름>들이 모여 이루어지는 멋지고 아름다운 모습을 그들은 모르는 것일까요? 그들에게서 조화와 어우러짐을 기대하는 것은 영원히 공염불일까요? 오늘도 여름꽃들은 예쁘고 아름답게 어울려 피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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