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리-팔당호-미사리까지 한눈에
능선길 낙엽에 앉아 형제애도 다져
예봉산 정상에서 바라 본 양수리와 팔당호 전경
며칠전 동생과 팔당의 예봉산에 올라 양수리 일대의 멋진 조망을 즐기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요즘 몇일째 계속 찌푸린 하늘에다 심한 미세먼지, 초미세먼지까지 극성이었던 날씨가 이날은 말 그대로 쾌청해서 좋았습니다.
동생은 약속 시간보다 무려 1시간 가량이나 빨리 약속 장소에 와서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물론 시간 계산을 잘 못한 탓이겠지만 신이나서 좀 일찍 서둘러 나오기도 했답니다. 저보다 여덟살 아래인 동생은 6남매의 막내입니다. 그렇지만 체격이 좋아 함께 걸으면 제가 오히려 동생같이 느껴질 정도로 건강한 사람이지요.
우리는 국철 경의-중앙선 팔당역에서 10시30분에 만나 걷기 시작, 20여분만에 예봉산 등산로 들머리에 도작했습니다. 바람도 없는 데다 밝은 햇살이 쏟아져 뒷덜미가 따스하게 느껴질 정도였지요. 이정표엔 정상까지 2km라고 표기돼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길은 경사가 매우 심해 초행인 사람들은 무척 고생하는 구간입니다.
예봉산은 제가 사는 서울의 동네에서 수도권 전철로 접근하기가 쉬워 저는 이 산을 자주 올랐지만 동생은 10여년 전에 오른 후 처음이라네요. 게다가 동생은 체중도 많이 나가 매우 힘들어 하며 올랐습니다. 그래도 아직 체력이 좋기에 산행시간은 많이 늦어지지 않았지요. 우리는 중간에 서너차례 쉬면서 간식을 하며 올라갔습니다. 또 검단산과 미사리가 바로 앞에 보이는 전망좋은 곳에선 기념촬영도 했지요.
그렇게 해서 우리는 산행로 입구를 출발하지 1시간반만에 정상 표지석앞에 섰습니다. 예봉산은 해발 683m라고 표지석이 알려주더군요. 정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얼어붙은 양수리의 한강과 팔당호가 한낮의 햇빛을 받아 하얀 빛으로 보였습니다. 또 건너편 검단산의 준령, 눈아래 펼쳐지는 미사리 근처 한강의 새파란 물길도 감탄을 자아내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우리는 가슴을 펴고 산상의 신선한공기를 마음껏 마시며 고행을 끝낸 뒤의 안락함을 마음껏 즐겼습니다. 그리고 올라왔던 길과 반대쪽으로 하산을 했습니다. 그 길엔 두어 곳의 오름이 있지만 양수리와 팔당호 일대가 한눈에 펼쳐지는 전망 좋은 곳입니다. 우리는 하산 도중에 양지녘의 푹신한 낙엽에 앉아 준비해간 간식에 막걸리 마시며 형제애도 다졌고요!
고도를 낮추며 이어지던 능선이 다시 높아지는 곳이 예빈산과의 경계입니다. 우리는 거기에서 계곡을 따라 내려와 산행을 시작한 들머리로 원점 회귀, 약 네 시간에 걸친 산행을 마감했습니다. 입구 부근에 마련된 압축공기를 이용한 먼지털이 시설에서 바지와 신발에 뽀얗게 묻은 먼지를 털며 등산의 피로감도 함께 털었지요. 우리는 철길옆 음식점에서 고소하고 푸짐한 미나리전에 시원한 막걸리로 뒤풀이를 즐겼습니다. 그리고 철길을 달리는 열차 소리를 들으며 팔당역으로 향했습니다. 저 멀리 예봉산 봉우리에서 환경부 강우 레이더 관측소의 하얗고 동그란 안테나가 또 오라고 소리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 2023년2월1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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