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몰라도 아름다운 선율엔 감탄이!
혼신을 다하는 지휘자의 신들린 듯한 몸짓과 손동작 하나 하나에 따라 천상의 음률이 흘러나와 대형 홀에 울려퍼졌다.
대규모 교향악단과 호흡을 맞춘 세계적 바이얼리니스트의 감미로운 선율이 숨죽인 관객들을 매료했다.
추석 연휴 시작을 하루 앞둔 지난 9월8일 저녁8시 잠실 롯데월드 타워의 롯데 콘서트 홀. 대형 홀 1층과 2층 객석을 가득 채운 음악애호 관객들 속에 음악엔 정말 문외한인 나도 집사람을 따라 와 앉아 있었다.
이 콘서트 홀에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KBS교향악단과 세계적 바이얼린 연주자로 인정받는 바딤 글루즈만의 협연이 있었다. 그는 이스라엘 출신의 우크라이나 사람이다.
1부에선 모차르트 바이얼린 협주곡제3번G장조 K216과 (돈 조반니) 서곡 K527, 그리고 2부에서는 브람스 바이얼린 협주곡D장조 작품77이 약 1시간반에 걸쳐 공연됐다.
지휘자는 독일 태생인 니콜라스 네겔레. 피아노와 클라리넷을 전공한 그는 뮌헨 국립음대와 라이프치히 국립음대 출신으로 열정과 실력을 고루 갖춘 차세대 지휘자로 떠오르는 사람이란다.
공연된 세 곡 모두 나는 잘 모른다. 그러나 아무리 음악 문외한 이라도 울려퍼지는 선율을 들으면 말로 표현은 못 해도 그 선율에 빨려드는 것 같은 느낌은 있다. 게다가 나도 모르게 마음과 몸이 편안해진다.
정해진 연주가 모두 끝났는 데도 관객들의 앙콜 박수는 끝없이 계속됐다. 이에 바딤 글루즈만은 한 곡을 솔로로 연주해 다시 우레같은 박수를 받았다. 물론 나는 그 앙콜 연주 곡명은 모르지만 음의 높낮이와 굵고 가늚을 반복하며 이어지는 선율에 빨려들어갔다.
콘서트가 끝나 홀 밖으로 나오니 음력 팔월 열사흘 달이 옅은 구름 너머에서 석촌호수를 비추고 있었다. 그런데 이날 연주회 티켓은 평소 음악을 즐기는 집사람이 인터넷 응모에서 당첨된 것이어서 더 의미가 있었다.
정말 오랜만에 세계적 음악가들의 수준 높은 음악을 들으며 귀를 호강시켰고 하늘의 달을 딸 듯 높이 치솟은 롯데 월드 타워의 위용을 바라보며 눈요기도 실 컷 한 밤이었다. 내가 음악에 대한 지식이 더 있었다면 한결 더 의미가 깊고 멋진 밤이 되었으리라.
< 2022년9월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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