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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 향연---이 꽃 지니 저 꽃 활짝

사진 소묘

by 솔 뫼 2023. 5. 5.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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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봄꽃 한꺼번에 앞다퉈 피고져
우리 동네 꽃동네 萬化方暢 好時節



올해 본격적 봄꽃들의 향연을 알린 응봉산 개나리꽃


올해 봄은 여느 해보다도 훨씬 빨리 지나가버린 것 같습니다. 특히 3월과 4월 중 기온이 유난히 높았던 날들이 많았던 탓에 각종 봄꽃들도 평년보다 무척이나 빨리 피었다 져버렸습니다. 빨라야 3월말쯤은 돼야 활짝 피어났던 개나리, 진달래, 벚꽃은 3월 중순도 안 돼 활짝 피기 시작 했지요. 그 바람에 여러 지방자치단체들이 계획했던 축제들, 예를 들면 광양의 매화축제, 구례의 산수유 축제는 물론 여러 지역의 개나리, 벚꽃 축제들까지 7~10일이나 앞당겨야만 했었습니다. 
 


빨리 온 봄이나 빨리 핀 봄꽃으로 겪어야 했던 폐해는 이 뿐만 아니랍니다. 일정한 시일의 차이를 두지 않고 많은 꽃들이 한꺼번에 피는 바람에 양봉업자들도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네요. 순차적으로 꽃들이 피어야 벌들이 꿀을 계속 따오는데 한꺼번에 폈다 다 져버리기 때문에 꿀도 덩달아 없어지기 때문이랍니다. 조금 늦게 피는 살구꽃, 복숭아꽃도 일찍 떨어져버리더군요. 그런가 하면 보통 4월 말부터 5월 초에 활짝 피어 향기를 풍기던 라일락은 올해는 3월 말부터 피어 4월초엔 지기 시작하더군요.

예년보다 10일쯤 빨리 핀 봄끛을 즐기려 모인 대학 동기들


저도 친구들과 계획했던 올해 봄의 꽃길 걷기를 당초 예정보다 무려  2주일이나 앞당겨 열흘 간격으로 한 달에 두 차례나 걸어야 했습니다. 만발한 왕벚꽃길을 걸으리라 기대했던 두 번째 걷기 때는 결국 땅에 떨어져 누운 연분홍 꽃잎들을 밟으며 걸어야 했지요. 그래도 꽃들은 쉬지 않고 잇따라 피어나 5월 초순인데도 초여름에 피던 아까시아꽃, 장미꽃이 벌써 피기 시작하고 공원에는 높게 자란 이팝나무의 하얀꽃들이 깃발처럼 바람에 한들거립니다. 게다가 햇살도 따가와 최근 몇일은 한낮 기온이 25도를 넘었네요. 윗 옷을 벗어 들어도 더울 정도여서 초여름을 방불케 했습니다. 마주 치거나 함께 걷는 모든 사람들도 꽃에 환호하고 때 이른 더위에 힘든 표정들 이었습니다.


저는 공원이 많고 야트막한 동산이 한강을 따라 이어지는 동네에 삽니다. 그 때문에 우리 동네에는 각종 꽃나무들이 많아 잇따라 피어나는 꽃들의 함성에 묻혀 사는 셈입니다. 가끔은 버스타고 10여분쯤 시내로 들어가서 남산 북측순환로도 걷습니다. 가능한 한 '마눌님'과 함께 걷습니다.. '님도 보고 뽕도 딴다'는 말을 떠올리며  꽃길도 걷고 마누라 환심도 사려고 애 좀 씁니다. 효과는 어떠느냐고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ㅎㅎㅎ!  평소엔 아침운동 길에 한강을 내려다보며 동산을 걷고 가끔 서울 도심을 바라보며 남산과 남산의 산책로들에 만개한 벚꽃과 바람에 날리는 꽃비를 즐기곤 했습니다. 어느 길이든 코로나19의 공포가 사라져 봄날의 활기찬 모습들로 넘쳐났습니다. 저희 부부도 그 인파속의 일부로 섞여 맘껏 걷고 심호흡 했습니다.


지난 2월 초순 어느 날 아침 우리집 베란다 화분에서 피어난 노란 수선화에서 시작 된 봄꽃은 2월말의 백목련과 산수유, 그리고  3월 중순의 개나리와 벚꽃에 이르더니 급기야 온통 꽃들의 향연이 펼쳐지더군요. 오늘은 어린이들의 명절인 어린이 날인데 짓궂게도 비가 많이 내리고 있습니다. 이 비가 그치면  초여름의 꽃들이 또 잇따라 찾아 오겠지요? 올해 봄 제가 보고 즐겼던 봄꽃들을 모아 봤습니다.

<  2023년 5월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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