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비바람 앞세운 꽃샘 추위도
하루 더 버틴 2월과 함께 밀려나
2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올해는 4년 만에 하루가 더 주어진 29일까지 왔습니다. 더 생긴 하루를 붙잡고 버티어 보지만 2월은 이제 새 봄에게 밀려나나 봅니다. 입춘과 우수를 품어 봄을 부르는 달이기에 그런가 봅니다. 그렿지만 2월은 고이 물러가기가 싫은가 봅니다.
아직은 겨울이라는 듯 최근 며칠 사이 아침엔 영하로 내려간 날들이 많았습니다. 그 위에 흐리고, 바람불고, 눈과 비도 왔는데 급기야 20여 년 만의 ‘2월 폭설’이란 엄청난 눈까지 내렸습니다. 비교적 눈이 적게 오는 서울에도 그날은 13cm 넘게 내렸으니까요. 이 모두가 봄을 시샘하는 2월의 몽니 때문이었을까요?
그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최근 10여 일 동안 서울엔 하루만 청명했을 뿐 계속 궂은 날씨였습니다. 그 사이 하루는 13cm가 넘는 폭설이 내렸었고요. 그처럼 사납고 불순한 날씨 때문에 다시 겨울로 돌아가려는 듯 느껴졌습니다. 그러더니 어느새 한낮 기온이 영상10도 가까이 치솟고 남녘의 꽃소식도 전해지는 걸 보면 봄은 어김없이 오려나 봅니다. 어쨌든 입춘과 우수도 지났고 며칠 후면 경칩이니 봄이 가까이 와 있는 게 맞겠지요?
불과 보름도 안 된 사이 폭설도 내렸고 세찬 비바람도 불다가 이젠 무르익은 봄날처럼 따스해졌습니다. 또 양지쪽 화단의 매화는 하얀 꽃망울을 터뜨렸고 이름 모를 정원수 가지엔 파란 새잎이 나오고 있습니다. 양지 바른 화단에서ㄴ 듈립의 새싹이 땅속에서 고개를 내밀고 올라왔습니다. 딱 하루 쾌청했던 사흘 전 한낮엔 새파란 하늘에 떠가는 한 조각 구름에 밝은 햇살이 비쳐 화사하게 빛났습니다. 이 모두가 근처까지 와 있는 봄의 전령사들이겠지요?
그야말로 천변만화 변화무쌍한 자연현상과 어김없는 계절의 순환이 경이로울 뿐입니다. 내일부터는 명실상부하게 봄철로 접어드는 3월이 펼쳐집니다. 사라져가는 2월 마지막과 겨울 끝자락 10여 일의 풍경들을 제가 거의 매일 만나는 아침 산책길 주변에서 모아봤습니다. 이제부터 보름 정도 지나면 개나리 진달래와 벚꽃 등 온갖 봄꽃들이 찾아오겠지요? 겨울에 움츠렸던 몸을 털고 나와 하늘 향해 힘찬 기지개를 겨보세요. 그리고 희망찬 새봄 맞으러 갑시다. 그런데 오늘도 많이 흐린 걸 보니 아직 겨울이 봄이 오지 못 하게 심술부리는 것 같습니다.
< 2024년2월2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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