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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 모음> 꽃향기 타고 봄 날은 간다

사진 소묘

by 솔 뫼 2024. 4. 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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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꽃을 불렀을까요?

꽃이 봄을 불렀을까요?

 


 어쨌던 봄도 왔고 꽃들도 피었습니다.
무척 아름답고 찬란하고 향기롭게 피었습니다. 
벌써 그 봄은 절정에 다달았고 일부 꽃들은 모두 졌으며 다른 일부는 한창 낙화중이네요.
그 뒤를 이어 지금 피어나는 꽃들도 있지만 머잖아 여름꽃들속에 파묻혀 스러져 버리고 말겠지요?
 


4월도 벌써 열흘이 지나 중순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온 세상이 꽃밭인지라 그 꽃들의 이름들을 일일이 열거한다는 게 사치이고 무리일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한강이 가까운 서울 금호동에 사는 제가 올 봄에 우리동네나 자주 지나다니는 길에서  만난 꽃들을 생각나는 대로 사진과 하께 나열해 보겠습니다. 이렇게라도 하면서 가려는 봄을 잡아두고 싶은 마음 때문입니다.
 


겨울의 끝자락이 몰고오는 추위 속에 핀 샛노란 산수유를 시작으로 봄의 옷자락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노란 개나리 꽃들이 우리 동네의 아트막한 동산 응봉을 온통 덮어버리더군요.
그 개나리들의 군무 사이로 분홍빛 진달래도 몇 송이 피어 있었고요,
다른쪽 양지녘에선 개나리를 닮은 영춘화도 몇 송이 웃고 있었습니다.
그 꽃들 사이로 화려한 봄나들이 차림의 사람들이 몰려와 어울리면서 더욱 꽃들을 빛나게 했지요.
 


봄과 꽃을 시샘하는 비바람과 추위의 훼방이 있었지만 꽃들의 개화를 막지는 못하더군요. 
다만 꽃이 필때에 맞춰 예정됐던 각 지역의 축제 일정들이 약간씩 재조정 되긴 했습니다만.
개나리꽃이 필때가 되면 하얗거나 옅은 홍조를 띈 매화꽃도 따스한 햇살아래 가지마다 소복소복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불어오는 바람결에 매화 향기가 사방으로 퍼지면 꽃잎이 넓은 새하얀 목련도 피고  조금 있으면 자줏빛 자목련꽃도 덩달아 피어납니다.
 


또 화단의 둘레나 산자락 길에 많이 보이는 명자나무도 무성한 푸른 잎들속에서 수줍은 듯 피어 있는 새빨간 꽃들을 내밉니다. 


기온이 오르고 샛노란 개나리꽃들 사이로 초록빛 개나리 새잎들이 보이기 시작하는 때면 벚꽃들이 도처에서 피어나더군요.
멀리 남쪽지방에서 벚꽃의 개화 소식이 전해지나 했더니 순식간에 서울까지 올라오더군요.
벚꽃들의 개화는 일시에 온 세상을 환하게 밝게 비추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마을과 근처의 동산에도 활짝 피었습니다. 그토록 벚나무가 많은 줄 평소엔 몰랐습니다.
남산으로 이어지는 동산의 산책로와 도심 도로의 가로수도 벚나무인 곳이 많은 데 놀랐습니다.
며칠전에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남산의 북측 순환로를 걸었습니다. 벌써 일부 벚나무에서는 하얀 꽃잎들이 비처럼 휘날리며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또 서울 여의도 일주 도로는 길 양편의 벚나무가 맞닿을 정도의 꽃터널을 이루었고요.
 


그 꽃들의 홍수속에서 수는 좀 적지만 화려한 분홍빛 복숭아꽃들도 요염한 아름다움을 뽐냅니다;
옛부터 사람들이 절세가인들을 복숭아꽃에 비유해 표현하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복사꽃의 짙은 분홍색이 주변의 신록과 대비돼 더욱 화려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가 하면 5월초순에 피어나던 보랏빛 라일락꽃도 거의 한달이나 빨리  짙은 향내 앞세워 피어나네요. 대학가의 축제가 무르익는 5월이면 특유의 강한 향기로 젊은이들의 눈길을 끌었던 청순한 꽃이었지요.
 


엷은 구름이 낀 따스했던 며칠전엔 한강 둔치 산책길의 튜울립 꽃밭을 보러 갔습니다. 
경의-중앙선 옥수역과 응봉역 사이 중랑천 둔치에 조성돤 넓고 길따란 화단을 가득 채운 형형색색의 튜울립은 정말 볼만하거든요.


중랑천 가에 늘어선 벚나무들에선 바람이 불때마다 하얀 꽃잎들이 비처럼 쏟아졌고요.
그 꽃비들 사이로 짙은 라일락 향기까지 실려오는 걸 보니 이제 봄날도 그 향내에 취해 꼬리를 내리려나 봅니다.


그리고 하얀 벚꽃과 연분홍빛 벚꽃이 떨어지기 시작하니 진분홍 철쭉꽃들이 달려 오네요
진달래꽃이 지고나면 뒤따라 피는 꽃이 철쭉입니다. 따라서 철쭉꽃이 피면 봄도 절정을 지나 초여름을 향해 질주하지요.


아직 벚나무에 남은 꽃잎들 못지 않게 많은 꽃잎들이 길에 떨어져 아름답게 쌓였습니다. 이래서 낙화도 꽃이라고 했나봅니다. 떨어져 쌓인 꽃잎들은 이제 곧 빗물이나 바람에 쓸려 사라지겠지요? 그 대신 조금 있으면 하안 이팝나무꽃과 붉은 장미가 요란하게 피어나겠지요.
온 나라를 시끄럽게 달구었던 22대 국회의원 총선거 열풍도 지나간지 이틀 된 오늘 몇몇 벗님들과 안양천 제방길을 걸었습니다. 유명한 벚꽃길이지만 꽃들은 대부분 떨어졌고 새로 돋아난 느티나무와 은행나무의 연두색 새잎들의 예쁜 모습에서 성큼 다가온 초여름을 보았습니다.


비처럼 떨어져 날리는 벚꽃비를 맞으며 걸으니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불렀고 또 좋아한다는 우리가요 "봄날은 간다"의 가사 한 귀절이 생각납니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가려는 봄날을 잡아 둘 수는 없겠지요?
 

 

<  2024년4월12일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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