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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후원 踏査記

사진 소묘

by 솔 뫼 2024. 5. 4.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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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이 변하고 노닐던 주인 사라졌지만
자연속성 간직한 天然의 秘境은 그대로
 

창덕궁 입구의 천연기념물 회화나무.
창덕궁 正殿 仁政殿앞 마당


서울의 한 가운데 있지만 원시림을 능가하는 숲속의 비경을 거닐었다. 그곳을 설명하거나 수식하는 말은 셀 수 없이 많다. 그 중 몇 개를 꼽는다면 '자연의 섭리에 가장 잘 순응한 정원'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됐던 왕실 전용 후원'  '아시아의 3대 자연정원'  '유네스코 문화유산이자 자연유산'  '천연의 속성과 아름다움 그대로 간직한 정원' 등등이다.
 

대궐 전각으로 들어가는 진선문과 그 앞 금천교


비원(秘苑)으로 알려져 있고 그렇게 더 많이 불리는 이곳의 공식명칭은 창덕궁 후원(昌德宮 後苑)이다. 1903년 조선 말기 이 지역을 관리하는 비원부서가 생겼던 데서 비원이란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봄날이지만 청명한데다 초여름처럼 덥게 느껴졌던  5월2일오전. 30년전 함께 근무했던 선후배 사우 다섯이 창덕궁의 전각 구역과 이 후원을 거닐며 선조들의 자연사랑과 임금님의 백성사랑, 그리고 그들이 즐겼을 아름답고 여유로운 풍류와 지혜를 되새겨 봤다.
 

앞마당에서 본 낙선재 모습에서 한옥의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인정전의 아름다운 단청과 뒷 담장


1405년(조선 태종6년) 봄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해 역사의 거센 격랑과 세월의 온갖 풍화를 겪으며 오늘에 이른 감춰지고 금지됐던 곳이기도 하다. 조선의 이궁(離宮)이었던 창덕궁의 각종 전각(殿閣)들 뒤쪽에 있는 이 후원의 넓이는 10만3000여평(30만여 평방m)로 창덕궁 전체 면적의 3분의 2나 된다고 한다. 이 후원을 포함한 창덕궁은 자연의 지형을 거스리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이용해 조성된데다 각종 수목도 천연의 속성대로 자라서 이루어진 숲이라고 한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1997년 각각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한국어 해설시간을 앞두고 입장을 기다리는 후원관람객 행렬

 


이 후원에는 현재 130여종이나 되는 각종 수목이 자연의 속성대로 자라고 계곡이나 바위 사이로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그야말로 세계적 첨단 대도시 서울의 한가운데 있는 천연의 비경을 간직한 자연공원이다. 이 수목들 중 뽕나무는 수령이 400년이 넘었고 은행나무 등 20그루의 노거수는 수령이 300년을 넘었다고 한다. 또 향나무, 회화나무 등 천연기념물도 세개나 된다.
 

일반에 널리 알려진 부용지와 부용정
부용지 너머에 보이는 건물은 주합루


이날 우리들이 후원에서 걸었던 길은 부용지, 주합루, 애련지, 영화당, 연경당, 존덕정, 옥류천 입구 일원이었다. 임금님과 신하들의 교유와 소통, 인재등용을 위한 과거시험 감독했던 임금, 현명했지만 단명했던 효명세자의 왕조 중흥을 위한 노력이 불발로 끝난 슬픈 사연을 떠올리며 역사의 뒤안을 더듬었다. 


그리고 후원을 나와 궐내각사, 구 신원전 등에도 들려 선조들의 지혜를 느껴봤다. 물론 후원으로 들어가기 전에는 인정전, 선정전, 희정당, 대조전, 낙선재 등 조선시대의 각종 전각들을 둘러보며 조상이 남긴 귀한 유산들의 아름다움과 의미를 새기는 시간도 가졌다. 일행 중 한 분이 해박한 역사 지식으로 문화해설사를 능가할 정도의 자세한 설명을 해준 덕에 우리는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창덕궁과 그 후원은 너무나 잘 알려진 곳이기에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다. 그래서 그날 찍은 몇장의 사진들로 답사하며 느꼈던 소감을 대신해 본다. 다만 창덕궁 전각이나 후원 관람은 원하는 해설언어나 계절에 따라 약간씩 관람시간이 달라지니 유의해야 한다. 특히 후원관람은 전각관람권과 별도의 입장권을 사야하며 입장시간은 해설언어 시간과 같고 인원의 제한이 있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살려 만든 애련지.


< 관람시간>
2월-5월, 9월-10월 : 09:00-18:00
6월-8월 : 09:00-18:30
11월-1월 : 09:00-17:30
입장은 관람 1시간전 마감.
 

정자 뒤로 보이는 은행나무 수령이 300년을 넘었다고 한다.


전각 관람요금 : 내국인(만25세-64세) 3,000원, 외국인(만25세-64세) 3,000원.
10인 이상 단체는 20% 할인.
후원 관람요금 : 전각 관람권 소지지에 한해 19세 이상 내외국인 공히 5,000원.
만7세-18세 2,500원. 그리고 경로우대 및 단체할인은 없음.
월요일 휴관, 단 월요일이 공휴일, 대체 공휴일 이면 개관.
 

사대부들의 집모양으로 지은 연경당 안 마당.


후원 관람시간 : 해설언어에 따라 정해진 시간과 인원제한이 있음.
후원 해설언어 : 한국어는 10시부터 1시간 간격 으로 4시까지(11월-2월엔 없음)
영어는 10:30, 11:30, 14:30, 15:30. 중국어는 화 목 토 12:30, 일본어는 수 금 일 13:30.
안내전화 : 02-3668-2300
 

역대 임금의 어진을 모시고 제사를 지낸 선원사 마당 노거수
선원전 담장밖에 있는 높이 12m, 수령 750년이 넘은 향나무.

 

<  2024년5월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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