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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정외과 재상봉

단상

by 솔 뫼 2024. 5. 1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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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세월도 못 말린 友愛와 모교 사랑

70대 중반 나이도 잊고 청년기 기분만끽

 <졸업75주년 재상봉> 기약하며 헤어져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 다섯번이나 지났지만 우리들의 우애나 학교 사랑엔 한치의 변화도 없었음을 재확인한 하루였다. 게다가 마치 졸업 당시와 같은 청년인양 노익장들을 과시하며 기분좋게 즐겼다. 우리들이 안 변했다기보다는 오히려 더 강해졌다고 해야 옳을 것 같았다.

정외과 입학동기들과 부인들, 그리고 복학생 선배들이 기념만찬회에서 함께 모였다.
대강당앞에서 만난 정외과 25년 후배들과 기념촬영도 했다.


학교마다 각종 기념행사가 있고 그 의미도 다르겠지만 우리들의 모교 연세대엔 아주 색다르고 의미깊은 '다시 만남'의 행사가 있다. 그것은 바로 졸업 후 25주년과 50주년에 갖는 두 차례의 재상봉(再相逢)이다. 우리는 50주년 재상봉에 참석했었다.
 

총장공관 오찬 후 대강당앞에서 옛날 생각하며 뭉쳤다.


사흘동안이나 계속 되던 청명한 날씨가 이날엔 종일 흐린 데다 오후에는 비까지 내렸다. 이날 재상봉 행사엔 1970년과 1995년 입학동기들이 참가 대상이었다. 우리들은 1970년 정치외교학과 입학동기들이다. 60명이 입학했지만 이날 오전11시20분 총장 초청 총장공관 정원 오찬에는 16명의 동기들이 만나 식사하며 반가움을 나누었다. 이어 대강당으로 몰려가 기념사진들을 찍으며 다시 우정을 확인했다. 마침 만난 같은 학과 25년 후배들 몇명과 다른 학과의 친구들과도 어울렸다. 그리고 노천극장에서 전체 참가자들이 함께 모여 축하공연을 즐기고 각 단과대학 및 학과별 기수단을 앞세우고 오후의 재상봉 공식행사가 계속된 대강당까지 기념행진도 했다.
 

오후 노천극장에 참가자 전체가 모여 기념공연을 관람하는 모습.
양승함동기회장이 플라자호탤 만참장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대강당에서의 공식행사는 오후4시40분쯤 끝났다. 우리 친구들은 잠시 헤어졌다가 저녁6시 서울시청 광장의 플라자호텔22층 루비홀에서 다시 모였다. 우리들은 여기에서 정외과만의 졸업50주년 기념 재상봉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동기생 18명과 부인들13명, 복학해 함께 졸업한 선배3명, 현재의 정치외교학과장과 80세의 원로가수이자 방송인 서유석씨 등 32명이 참석했다.

양승함회장이 모교 정외과 최종건과장에게 발전기금을 전하고 있다.


동기회 총무를 맡은 김경웅동기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념만찬은그야말로 사회에서의 직책이나 업적, 경력 등은 끼어들 틈이 없었다. 오로지 연세동산을 주름잡던 그 시절의 청년같은 기분에 잠긴 초로들의 패기만 하늘을 찌를 듯 흘러 넘쳤다. 
 

정외과 최종건과장이 높아진 정외과 위상을 설명하고 있다.
이날 최고연장자인 최용선 복학생 선배가 기념사 후 건배제의를 했다.


이날 모교 전체의 재상봉행사대표이자 우리 동기회 회장이기도 한 양승함동기는 외빈으로 참석한 모교 정외과 최종건과장을 통해 동기들이 모은 모교와 정외과 발전기금  3500만원을 전달했다. 이어 가장 연장자이신 5년선배 최용선형님의 위트 넘치는 건배사가 이어졌고 모교 정외과 최과장을 통해 세계적으로 높아진 정외과의 국내외 위상 등에 관한 보고도 들었다.

동기회의 재담꾼 황양연동기가 이 날도 그의 재담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또 모임때마다 재담으로 동기들의 기를 죽여놓는 황양연동기의 재담도 뒤따랐다. 한편 이날 특별 초대손님으로 참석한 서유석님은 연세대와 관련되는 개인적 사연들을 들려주고 축하 노래도 많이 불러 아낌 없는 갈채를 받았다. 그 노래들은 우리들이 청년기때부터 친숙하게 불렀던 노래들 뿐만 아니라 최근 발표한 곡까지 거의 재능봉사 수준으로 불러주었다. 그는 연세대 출신이 아나면서도 더 연세대를 사랑하는 분이었는데 이날 참석한 홍일점 나명수동기의 부군과는 고등학교 동기란다.

홍일점 나명수동기의 부군이 초대해준데 대해 감사인사말을 하고 있다.
양승함회장이 특별 초대손님 서유석 가수 겸 방송인을 소개했고(위) 서유석가수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함께 졸업한 복학생선배 정호질 윤창인 최용선 선배(좌로부터).


테이블마다 7-8명씩 모여 앉아 맛있는 음식과 몇잔의 와인을 곁들인 담소를 이어가며 시간가는 줄을 몰랐다. 벽면에 설치된 대형 화면에선 우리들의 옛 추억을 담은 각종 영상들이 계속 흘러 더욱 추억속으로 우리들을 몰아갔다. 


고층에서 내려다보는 서울 한복판 도로는 강하게 내리는 봄비로 빗물이 흘러넘쳤고 가로등 불빛들도 그 빗물에 실려 함께 흘러가고 있었다.  지난 날 서울시청 청사였던 서울시립도서관의 대형 벽시계가 9시 근처에 왔을 때 우리들도  다음 <졸업75주년 재상봉>을 기약혀며 석별의 인사를 나누었다.

총장공관 오찬에 함께 참석한 필자와 집사람이 본관을 배경으로 기념촬영.

 
<  2024년5월1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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