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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마음 변하면?

단상

by 솔 뫼 2024. 8. 7.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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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마음이 변하면?
 --알콜의존증 탈출을 선언하며--



하던 일 갑자기 중단하거나 그 반대의 행동을 할 경우 예부터 하던 우스개가 있지요? “갑자기 마음 변하면 일찍 죽는다던데? 하하하!” 생각하기에 따라 좋게도 들리지만 반대로 들릴 수도 있겠지요? 어쨌던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람들은 수시로 행동이나 생각을 바꾸며 사는 것 같습니다.
 
저도 그 범주를 벗어나지 못함은 필부필부의 사람이기 때문일까요? 저는 최근에 상당히 강한 마음을 먹고 생각한 일 한가지가 있습니다. 벌써 몇 차례나 되풀이 하다 슬그머니 멈췄던 일이 되고 말았지만 다시 시작하렵니다. 주변 사람들이 이런 나를 보며 하는 말이 바로 서두의 ‘갑자기 마음 변하면 안 된다’는 그 말입니다,
 
특히 아내는 한심하다는 표정과 함께 이번엔 또 얼마나 가나 지켜보겠다고 합니다. 여러번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양치기 소년 보듯 하겠단 뜻입니다. 제가 생각해도 자신이 정말 한심스럽습니다. 저는 현재 새로 도입된 나이 표기 방법으로 9월이면 만75세입니다. 그런데 이 나이가 되도록 내 곁에서 가장 가깝게 함께 살아 온 아내한테까지 이런 믿음밖에 주지 못했을까요? 아내가 이럴진대 남들이 저를 보는 심정이야 오죽하겠습니까?
 
그래서 다시 한번 새 마음으로 <늘 하던 일을 더 이상 안 할 결심>을 하고 보름째 실천하고 있습니다. 위의 맥주가 담긴 유리잔 사진에서 여러분은 무었을 생각하십니까? 저는 최근에 건강검진을 받고 그 결과를 보면서 한 번 더 이런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결과통지서를 보니 저는 매우 건강한 편에 속했습니다. 뇌 심장 혈관의 건강나이는 제 나이보다 8세나 적은 66세, 뇌 심 혈관질환 발생확율은 제 나이 평균 18.7%보다 훨씬 낮은 13.6%. 심뇌질환발생 위험도는 일반인의 0.73배였습니다. 그 밖에 주의하라는 것이 몇깨 있긴 했지만 아주 좋은 상태랍니다. 다만 한 가지가 다른 모든 좋은 수치를 무색하게 할 수 있는 위험한 상태라고 지적해주었습니다.
 

나의 건강검진결과 통지서.


지난 7월 어느 날 10여 분의 지인들과 대낮부터 만나 저녁때까지 식사하고 술을 마신 일이 있습니다. 그리고 완전히 만취해서 들어갔다가 8살짜리 초등학교 1학년 손녀한테 혼이 났습니다.
손녀의 혼은 정말 간단한 두 마디뿐이었습니다.
“할아버지 또 술 많이 취했구나. 난 술 많이 취한 할아버진 싫단 말이야!”
 
무슨 말인들 이 보다 더 가슴을 아프게 찌르겠습니까? ‘또’란 말과 ‘많이 취한’이란 두 마디가 지금도 귀에 쟁쟁하게 들리는 것 겉습니다.
사실 그날 비척거리며 걸어가다가 지하철 정거장안에서 둥근 기둥에 부딪혀 머리에 가벼운 상처까지 입고 들어갔거든요.
 
저의 병원검진결과에서 지적한 위험 상태는< 과음으로 생긴 알콜성 간기능 저하 >였습니다. 술을 끊거나 파격적으로 절주하지 않으면 위험한 상태로 진행될 것이라며 강력한 경고를 보내주었습니다. 그런 일련의 일들을 겪으며 저는 다시 한번 강하게 '일콜의존증 상태의 생활'에서 탈출할 결심을 했습니다. 맨 위의 맥주잔 사진은 13명이 만난 점심 모임에서 잔을  받긴 했지만 입만 살짝 댔다가 남겨두고 온 잔이었습니다. 그리고 식사 후 자리를 바꿔 호프 마시러 가는 일행과도 헤어져 집으로 왔습니다.
 
‘건강은 건강할 때, 늦기 전에 지키겠다’ 다짐하며.


입추가 어제였습니다. 소나기 쏟아지는 이 아침 빗속을 걸으며 다짐합니다. 알콜의존증 상태의 삶을 이제는 벗어나자고 말입니다.
 

< 2024년8월8일 아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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