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춥습니까?

사진 소묘

by 솔 뫼 2025. 1. 10. 16:16

본문

나가서 추위를 사냥합시다!

 

 


춥습니까? 모두가 올겨울 최고의 강추위라며 정말로 춥다고 야단입니다.
지난 가을 기상청에서 발표한 장기 기상예보때 12월에는 한 자례 강한 추위가 예상되지만 올 겨울은 큰 추위가 별로 없을 것 같다는 얘기를 들은 것이 생각납니다. 그리고 그 예보처럼 비교적 큰 추위 없이 새해를 맞았고 눈도 두 차례나 내렸었지만 열흘 정도 별로 춥지도 않았습니다.
 


그랬던 서울의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습니다. 9일 아침엔 영하10도까지 내려가더니 10일 아침에는 영하12도 아래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오늘(11일) 아침엔 살짝 약해져 영하9도에서 멈췄지만 여전히 추운 날씨입니다.

첫눈 내릴때까지 피어 있다가 얼어서 그대로 말라버린 장미.


물론 강원도 산간지역이나 경기도 북부지역은 이보다 훨씬 더 추웠고요. 겨울의 한가운데 있는 1월의 체면을 살려주려는 것 같았습니다. TV뉴스를 통해 전해지는 기온 숫자를 보며 사람들은 지레 몸을 움츠리게 되지요. 따뜻한 실내에 있으면서도 마치 추운 바깥에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예전 사람들도 그랬었나 봅니다. 저도 어렸을 때 춥다는 말만 듣고 이불 뒤집어 쓰고 따뜻한 아랫목으로 내려갔던 일들이 생각납니다. 그 때마다 어른들은 우리들에게 "이놈들아, 방에만 있으면 더 추워. 나기서 뛰어 놀면 안 추워. 추위를 쫓아내야지!"라며 혼내곤 했었지요. 그 때는 방보다 바깥이 안 춥다는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지요. 마치 뜨거운 국물을 마실 때나 뜨끈한 목욕탕에서 '어 시원하다'는 어른들 말을 이해 못했듯이 말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저도 압니다. 그래서 추위가 닥친 첫날 아침 따뜻한 차림을 하고 동네 동산에 올라 막 솟아오른 붉은 해를 보며 심호흡도 하고 벤치 프레스 운동이나 걷고 달리기를 했습니다.  잠실의 롯데타워 근처에서 붉게 타오르는 햇살은 남산위의 N타워를 찬란하게 비쳐주고 있었습니다.
 


저는 카카오 단체대화방 메시지로 가족과 친지들에게 사진들을 보내며 댓글도 한 줄 달아서 보냈습니다. 
"춥습니까? 추위 사냥 나왔습니다!
현재 영하10도의 기온에다 바람은 찹니다.
그러나 붉게 떠오른 아침 해는 오늘도 따뜻하네요!"
 


그리고 추위 둘째 날인 10일 아침엔 카카오톡 대화방에 이렇게 썼습니다.
"영하12도 강추위라고 온통 아우성들이지만 별로 춥게 느껴지지도 않네요.
파란 하늘은 춥고 차갑게 느껴지지만 건물 벽면에 비친 햇살에선 오히려. 한 가닥 따뜻함도 보이고요!"


그렇지만 볏짚으로 엮은 거적 한겹으로만 거센 겨울 바람을 막으며 얼었다가 그대로 바짝 말라버린 이 장미들은 여전히 춥겠지요?

                 < 2025년1월11일 아침 >

'사진 소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 木覓山의 늦가을 풍경  (1) 2024.11.11
暗雲이 아무리 짙어도  (1) 2024.11.04
빨리 피고 떠나는 장미  (0) 2024.05.31
대현산 장미원  (0) 2024.05.18
때죽나무 꽃길을 가다  (0) 2024.05.09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