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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하늘의 두 모습

사진 소묘

by 솔 뫼 2021. 8. 1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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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 따라 시간 따라 하늘도 흐른다!



아침 햇살이 비스듬히 비치는 서울 장안의 모습이 평화롭게 펼쳐져 있다.
서쪽의 인왕산과 그 바로 오른쪽 백악산. 그리고 백악산 너머의 북한산 문수봉과 보현봉으로 이어진 주능선에 포근히 감싸여 있다.

나는 서울 동쪽 금호산공원의 야트막한 능선에서 서울과 서울하늘의 판이한 모습을 즐긴다. 신라호텔이 손에 집힐 듯 바로 앞에 있고 호텔 오른쪽은 전부가 서울의 옛 도심이다.


인왕산 위의 하늘은 유리구슬처럼 파랗다. 아침7시반 무렵의 옛 서울의 하늘 절반이 새파랗다. 그 파란 하늘의 동쪽은 구름이 가렸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매미들의 요란한 인사를 들으며 걸었다. 공원의 서쪽은 구도심, 동쪽은 한강 너머의 강남 신도심이다.


30분쯤 걸려 공원 정상 매봉의 팔각정에 올랐다. 동쪽 눈앞엔 넓은 한강 줄기와 하늘을 찌를 듯 솟은 롯데월드와 강남 신도시가 흰색과 회색에 덮여 있다. 하늘엔 짙은 구름이 덮혔고 아침 해는 구름 뒤에서 밝은 빛을 뿜고 있었다. 30분쯤의 시간과 180도의 방향 차이가 연출한 판이한 서울하늘의 모습이다. 서쪽은 파랗고 동쪽은 하얗다.


팔각정에서 내려와 수직고도로 20m쯤 낮은 매붕의 기슭에서 바라보는 한강의 모습도 또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마치 잔물결 이는 호수처럼 보인다. 자세히 바라보니 찰랑이는 물결이 보일 것 같다. 이래서 선인들이 이 곳을 동호(東湖)라고 한 것 같다.


동호의 잔잔한 모습을 보며 공원을 내려오니 왼쪽으로 올라갈 때 보았던 서울 구도심이 보인다. 약 한 시간 전에는 하늘의 절반이 새파랬었다. 그런데 그 사이 새로 생긴 구름이 파란 하늘을 거의 다 가리고 있었다. 하늘의 천변만화를 보며 걷는 걸음은 이래서 즐겁다. 입추를 지난 아침 바람이 더 시원하게 닿는다. < 2021년8월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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