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가 즐거울까? 사람들이 즐거울까?
붉고 희고 분홍과 노란색의 꽃들이 함께 펼치는 다채롭고 화려한 색깔들의 군무였다. 뭐라 표현할 수가 없는 놀라움이었다.
한 두송이가 아닌 수천 송이의 꽃들이 일제히 내뿜는 아름다운 색깔과 가슴까지 파고드는 강렬한 향기의 잔치이기도 했다. 그야말로 온 천지가 장미꽃들로 뒤덮인 것 같았다.
따가운 초여름날의 햇살이 쏟아지던 5월16일 한낮, 서울 중랑구 태릉입구역 근처 중랑천의 장미축제장에서 느낀 소감이다.
< 중랑천 장미축제장 >
꽃들은 저마다 피어나는 때가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철철이 변하는 아름답고 색다른 꽃들을 즐길 수가 있다.
그런데 나는 제철에 맞춰 이렇게 한꺼번에 많이 피어난 장미꽃들을 본 적이 없었기에 더 놀라웠다.
그동안 아름다운 꽃축제들에 관한 소식들을 많이 들었다. 또 그들 중 아름답다고 소문난 몇 군데의 장미공원들을 둘러보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이처럼 평평한 공간에서 길고 넓게 펼쳐진 장미들의 향연을 즐긴 일은 없었다.
마냥 이어지고 펼쳐지는 다양한 색깔들의 세계를 걸었고 아름다움과 짙은 향기에 감탄했고 환호도 했다. 코를 찌르는 진한 향기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의 안온함을 안겨주었다.
<금호동 대현산 장미원 >
물론 장미꽃은 한 송이 한 송이의 꽃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와 사람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기에 충분하다.
또 피어있는 꽃송이의 많고 적음이나 꽃밭의 넓고 좁음과도 관계없이 아름답다.
그렇지만 이처럼 광활한 면적에서 온갖 종류의 장미들이 모인 축제의 장을 보니 즐거움이 무한대로 느껴졌다.
이날 중랑천의 장미축제장에서 본 꽃들뿐만 아니라 내가 사는 동네의 작은 장미공원, 또 평소 오가는 동네의 길가에서 만나는 꽃들도 한결같이 아름다왔다. 꽃들은 그들이 있는 장소가 어디든 개의치 않고 주어진 아름다움을 그대로 보여주려고 피는 것 같다. 넓거나 소문난 곳이 아니더라도 온갖 색깔의 장미꽃들은 생색내지 않고 예쁘게 피어 있었다. 꽃들의 이런 점을 출세나 과시욕에 눈먼 사람들이 보고 깨닫기를 바라는 건 무리일까?
<금호동 매봉길의 넝쿨장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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