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봄은 오겠지요?

50억원 퇴직금-기부금 횡령도 모두 무죄?

해는 서쪽에서 뜨는가? 동쪽에서 뜨면 그건 이상한가? 내 생각엔 도저히 맞지 않을 것 같은 일들이 권위있는 사람들에 의해 오히려 맞는 것으로 선언되는 경우들이 잇따라 일어나서 나를 당혹하게 한다.

퇴직금이란 명목으로 50억원의 거금을 받은 아들을 둔 전직 국회의원에게 뇌물이 아니라며 무죄판결을 내렸다. 그런가 하면 천지가 진동할 정도로 惡臭를 풍기면서 일본군 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을 등친 위안부 관련 시민단체 간부 출신 여자국회원에게는 횡령혐의 일부만 인정된다며 추징금 선고만 했다. 검찰이 기소한 기부금 유용 등의 혐의 대부분은 증거가 없다며 무죄란다. 이름 값도 못 한다는 말은 이런 사람에게 하는 말일 것 같은 데도 별로 죄가 안 된단다. 그 여자의 이름이 아름다운 '美香'이어서 무죄판결을 했을까?

도대체 상식과 양식에 맞지 않는 법원 판결이 사람들 속을 뒤집어 놓고 있다. 물론 그런 판결을 한 판사들은 법에 관한 한 전문가이니 그 판결을 전적으로 무시할 수는 없다. 다만 판결에 수긍이 안 간다면 상급법원의 판단에 다시 호소하는 방법뿐이다.

그러나 법은 사람들이 만든 것인만큼 사회통념을 벗어나서 모든 것을 규제하거나 부인할 순 없을 것이다. 법리와 상식이 항상 같을 순 없다. 그러나 세인들의 양식과 너무나 동떨어진다면 그건 법리가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한치 앞이 안 보이는 암담한 우리나라 정치현실이 우리를 우울하게 하는 데 믿었던 법원의 판결마저 사람들을 실망시킨다.

국민들은 코로나때문에 오랜 시간 고생을 해왔다. 그 위에 국내외의 경제상황마저 어려워 서민들은 그야말로 말 못 할 어려움을 겪고있다. 이런 와중에 추위가 물러간 요 며칠 사이 계속 찌푸린 날씨에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까지 짙게 덮쳐 많은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시쳇말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악재들이 겹쳤다고 해야겠다.

그러나 나는 믿는다. 입춘이 지난데다 곧 우수와 경칩도 다가온다. 우수 경칩이면 대동강 물도 풀린다고 했다. 지나 간 올겨울 추위는 예년에 보지 못했던 혹한이었다. 그렇지만 그 추위도 이젠 서서히 물러 가려는 조짐을 보인다. 비록 구름과 매연이 아침해를 가렸지만 그래도 봄은 오리라고 본다. 머잖아 매일 아침마다 내가 걷고 달리는 공원엔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날 것이다. 내가 사는 좁은 아파트 베란다에는 벌써 노란 수선화꽂들이 예쁘게 피어 봄소식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