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ATM기앞 영수증 파쇄기에 [개똥금지] 빨간 딱지
개가 사람보다 더 대접받는세태!
이 말은 이제 새롭게 들리지도 않을 만큼 일반화 됐습니다. 개를 함께 침대에 재운다거나, 사람이 먹는 것보다 더 비싼 고급 사료를 사 먹이고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오죽하면 아기를 위한 유모차보다 강아지를 태우는 개모차가 더 많아졌을까요? 이런 세태가 빚어낸 일화 하나 소개합니다. 시민의식 수준을 의심해야 할 황당한 얘기입니다.
시중은행 지점 사무실들은 깨끗하고 쾌적하기로 정평이 난 곳이지요? 그런 분위기 탓인지 근무하는 직원들은 물론이고 고객들 역시 예의범절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오가는 모든 대화 역시 점잖고 조용한 곳 입니다.
나도 지금까지 자주 은행 사무실을 드나들고 금융업무 자동화 기기에서 입출금을 했지만 조용하고 쾌적하기만 했습니다. 간혹 창구에서 담당 직원의 도움을 받아야 할 업무처리 때도 서로가 얼굴 붉히거나 고성을 주고받은 적은 없었지요.
그런데 사흘 전, 2월5일 오후2시쯤 우리동네 시중은행 사무실옆 ATM기가 설치된 곳에서 기막힌 것을 보고 아연실색 했습니다. 그 은행지점은 대단위 아파트의 5층짜리 상가건물1층 도로 가에 있습니다. 업무 시간에는 사무실과 ATM기가 있는 방 사이의 문은 열려 있습니다. 또 ATM기 방은 상가1층과 자동 개폐 유리문을 통해 출입이 자유롭습니다.
ATM기 세 대가 설치된 그 방엔 파쇄한 영수증 투입구와 일반쓰레기 투입구가 따로 있는 상자형 파쇄기 한 대가 기계 맞은 편에 있습니다. 그날 나도 그 파쇄기 앞에 섰다가 쓰레기 투입구 앞에 단단히 붙은 문제의 금표(禁標)를 보았습니다.
길쭉한 직사각형 표지에 가로로 붉고 큼직하게 쓴 [개똥금지]. 또 그 글자 위엔 작은 글씨로 '악취와 벌레발생'. 그 글자 바로 아래엔 'CCTV녹화중'이라고 씌어 있었습니다. 그저 놀랍고 어이 없어 웃음만 나오더군요.
도대체 어떤 사람이 왜 이 통 안에다 데리고 나온 개의 똥을 넣었을까요? 얼마나 자주 버렸으면 악취와 벌레가 생길 정도가 됐을까요? 오죽했으면 은행에서 'CCTV 녹화중'이란 경고문까지 붙였을까요?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중심가에 있는 은행의 쓰레기통에 자기네 개똥을 버리는 사람의 의식수준이 제대로 된 상태일까요? 정말 개가 들어도 부끄러워 할 행위 아닌가요? 그 은행은 성동구 행당동에 있습니다. 새해부터는 정치판이나 기타 사회 각 부문에서 이런 수준의 황당하고 수준 이하의 어이 없는 일들이 생기지 않기를 기대해 봅니다.
< 2024년2월8일 오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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