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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지막 토요일은 즐거웠다!

단상

by 솔 뫼 2024. 12. 2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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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엔 싸움않는 정치꾼들을 보고싶다

 


파란 하늘은 한없이 높았고 한강 물은 청보석 가루를 풀어 놓은 듯 했다. 아니 파란 하늘의 한 자락이 흘러 내려와 구불굴불 펼쳐진 것 같았다. 기온은 종일 빙점 아래를 오르내렸고 바람도 쌀쌀했지만 쏟아지는 햇살은 겨울답지 않게 따사로왔다. 산 비탈을 뒤덮은 소나무들은 파란 하늘과 강물에 뒤질세라 초록의 군무를 펼치는 2024년의 마지막 토요일 한낮이었다.
 


눈 아래에는 좌우로 광활하게 수도 서울의 위용이 펼쳐져 있었다. 눈이 모자랄 만큼 넓은 서울의 모습에서 요동치는 민족의 심장박동과 웅혼한 기상이 저절로 느껴진다. 그리고 도봉산과 북한산에서 시작한 준령들이 관악산, 청계산을 지나 검단산, 예봉산을 거쳐 불암산과 수락산까지 팔을 벌려 서울을 감싸고 있는 광경은 가히 천하일경이라 할만 했다.
 


한강을 사이에 두고 자웅을 겨루었던 고구려와 백제의 숨결을 간직한 서울의 동북쪽 아차산에 올라 2024년의 마지막 토요일을 즐겼다. 산 주위로 펼쳐지는 절경에 취해 시간 가는 줄도 잊고 한나절을 보냈다. 마지막 주말을 즐기러 올라온 사람들의 모습들도 신이 나고 즐거움이 넘치는 듯 했다.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 작금의 국내 정치 상황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이 아름다운 금수강산에서 어쩌다 이런 전대미문의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추태들이 벌어지게 되었을까?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한발만 일상을 벗어나면 이처럼 평온한 세상이 기다리는 줄을 그들은 모르는 것일까? 도대체 무엇을 얻으려고 만나기만 하면 눈 부릅뜨고 목소리 높여 싸우고 있을까? 입만 열면 국가와 민족의 번영과 행복, 나라의 발전과 평화를 위한다고 외쳐댔던 그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날아 온 도깨비들이란 말인가?
 


겨울의 한복판이지만 맑은 하늘에서 쏟아지는 햇살은 따사로왔다. 그 겨울 햇살은  이런 꼴불견의 악행들만 자행하는 정치꾼들에게도 처별 없이 쏟아지고 있겠지? 햇님이 볼 때는 한낱 티끌만도 못 할 미물들일 뿐인 이들의 추태를 언제까지 지켜봐야만 할까? 사흘밖에 안 남은 한해의 마루에서 다가오는 새해에는 제발 아름답고 정다운 정치꾼들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 2024년12월28일 저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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