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정취 가득한 서울 주택가
빨간 고추, 썰은 가지와 애호박에 향수 참 정겨운 옛 친구를 만난 기분이었다. 추석 이틀 후 동네의 주택가 골목을 걷다가 만났다. 약간 언덕의 오래된 주택가여서 5층짜리 연립주택들이 즐비한 동네였다. 구름 한 점 없이 쾌청한 한낮. 따가운 가을 햇살이 쏟아지고 있었고 골목길은 인적이 드물어 한적했다. 그 골목 한 곳에 철제 빨래건조용 받침대를 세우고 넙쩍하게 썰은 가지, 새빨간 고추, 동그랗게 썰은 애호박을 담은 그릇이 얹혀 있었다. 어릴때 가을이면 흔하게 보았던 풍경들이다. 어머니나 누나들은 서리가 내리기 전에 빨간 고추도 말리고 가지, 호박, 고구마 잎줄기, 들깻잎, 고춧잎들을 용도에 알맞게 손질해 가을 빛에 말리거나 소금물에 절여서 겨우살이 준비를 했다. 배춧잎이나 무 청도 그렇게 말렸다가 겨우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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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9. 24. 12:21